Dream Network
2022년 11월 21일

감자

꿈 속에서 꿈을 꾸고 있었다. 어딘지 익숙한 침대와 방 안, 이십 여 년 전쯤의 내 방이다. 나는 지금 내 나이로 존재하고 있는데, 나를 제외한 모든 것들은 그 때의 시간으로 고여 있다. 자다말고 무척이나 감자가 먹고 싶어서 감자를 먹어야겠다는 마음으로 잠에서 깨어났다. 비키니장 위 작은 화장대에 삶은 감자 한 알이 놓여있었다.

방문을 열고 고개를 내밀자 젊은 아빠가 소반상을 앞에 두고 술을 마시고 있었다. 올려진 안주는 역시나 감자. '아, 역시나 아빠는 내게 줄 감자를 예비해두었구나.' 같은 안도감을 느끼며 잠에서 깼다.
잠이 설깨어 혼곤한 와중에 이 감자 이야기를 잊을까봐 몇 번이나 키워드를 되새기며 다시 잠에 빠져 들었다. 감자. 젊은 아빠. 나이든 나. 소반상. 아빠가 남겨준 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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