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eam Network
2022년 03월 25일

동생과 어머니의 뒤바뀐 얼굴들

동생이 화가에게 그림을 요청해서 그가 동생을 모델로 그림을 그렸다. 그 그림은 장엄했고 동생과 어머니의 얼굴이 부분부분 바뀌어 있었다. 어머니가 동생이 되어가는 것 같기도 했고 동생이 어머니가 될 것 같기도 했다. 동생과 어머니는 여러 명의 얼굴이었다. 화가는 그것을 큰 캔버스에 단숨에 그렸다. 나는 미술관에 갔다가 그것을 그리는 과정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에 휘말려 과정을 전부 보게 된 것이다. 그림을 감상하던 나는 작업실의 공중으로 떠올라 풍선처럼 천장에 갇혀 있다가 간신히 경사진 곳을 밟고 내려왔다. 그때 동생은 행방불명이었다. 나는 동생이 학대당하거나 죽었을까 봐 걱정했지만 행방불명은 단지 동생의 속임수였다. 동생과 나와 어머니는 적절한 순간에 적절한 태도를 취하지 못해서 화가는 다른 사람에게 그림을 팔아 버렸다. 그림을 되찾고 싶었다. 우리는 화가를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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