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eam Network
2021년 11월 20일

언덕

퇴근 후 자주 운동을 하던 동네의 작은 오름이 있었다.
색달 해변 옆에 있던 오름을 가려면 조용한 절을 지나야 한다.
나는 어김없이 퇴근 후 그 오름을 가기 위해 절이 위치한 언덕을 올라가고 있었다. 해가 저물고 하늘이 깜깜해져 내 발도 보이지 않던 쯔음 언덕 너머로 커다란 짐승의 형상이 보였다. 그 짐승은 그르렁대며 나를 바라보고 있었고 나는 잠시 두려움을 느꼈다. 그 짐승이 나에게 다가오려할 때 나는 갑자기 화가 났다. 나는 그 짐승의 목을 낚아채 조르기 시작했고 있는 힘껏 손에 힘을 주자 그 짐승은 침을 흘리며 그르렁 소리를 멈췄다. 그리고 나는 화가 잔뜩 난 채로 힘껏 발을 찼고 꿈에서 깨어났다.
정신을 차리니 발가락이 아팠고 불을 켜보니 내 방 벽에 동그란 구멍이 나있었다. 그리고 진정하고 다시 잠에 들었다. 아침이 되어서 생각했다. 이제 퇴사 해야겠다. 나는 제주를 떠나 지금 서울에 왔고 더 이상 꿈을 꾸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