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eam Network
2021년 11월 18일

따라 걷는 일기

걸었다. 연구자의 뒤로 걷다가 달려야 하나 혹은 이대로 멀어져 사라져야 하나 고민했다. 나는 키가 작고 그러므로 높은 확률로 보폭이 좁고 또 높은 확률로 걸음이 느린데 하얀 롱패딩을 입고 연구자가 자꾸 쑥쑥 앞서나가니 왠지 이대로 사라져버리면 어떨까 그런 장난을 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그래도 걸었다. 따라서 걸었다. 달리지는 않고 걸었더니 예상 외로 멀어지지는 않았다. 그래서 지금 이 일기를 쓰고 있다. 꿈인지 아닌지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사실 지금이 꿈인지 아닌지 알고 있지 않다고 도 생각한다. 무엇이든 좋았다. 근데 내가 너무 길게 쓴 것 같아서 민망하지만 좋았으니까 됐다. 그럼 이제 놀러 가도 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