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eam Network
2022년 02월 12일


나는 친한 친구와 고등학교 교실에서 노숙을 하고 있었다.

방학중이라 학생들은 없었고 우리는 파란색 텐트를 치고 그 안에서 잠을 잤다. 그 텐트는 내가 나무위키의 <후쿠오카 대학 반더포겔부 불곰 습격사건> 문서를 읽고 나서 꾼 악몽에 나온 텐트와 똑같았기 때문에 난 정말 기분이 좋지 않았다.

<후쿠오카 대학 반더포겔부 불곰 습격사건> 문서를 읽기 전부터 나는 곰이 무서웠다. 그 문서에는 코오로기 라는 반더포겔부 학생이 곰의 습격 직전에 떨리는 글씨로 적은 메모가 나와 있었고, 나는 언제가 됐든 좋지 않은 상황에서 일기를 쓰면 그 메모를 기억해냈다. 그런데도 꿈속의 난 파란색 텐트를 접어서 내다 버릴 생각을 하지 않았다. 오히려 친구가 밖에 있을 때에도 굳이 텐트에 들어가서 누워 있었다.

하루는 친구가 다른 친구를 데려왔다. 교실 앞자리에 앉아서 수다를 떨었다. 나는 텐트 밖으로 나왔다. 그들 곁으로 다가가 "다른 사람을 데려올 거라면 미리 얘기해줘"라고 딱딱하게 말했다.

다음날 아침 친구는 무미건조한 얼굴로 책상 두 개를 이어붙여 만든 침대에 누워 있었다. 약간 벌어진 입술이 지치고 피로해 보여서 나는 친구가 다른 친구를 데려왔을 때 한 행동을 후회하였다.

나는 잠에서 깨어났다. 꿈에서 나온 그 친구로부터 카톡이 왔다. 그런데, 이 친구는 절대로 파란색 텐트에서 노숙할 사람이 아니었다. 상의 없이 다른 친구를 그 교실에 데려올 리도 없었다. 그러니까 그 꿈에 나온 친구는 이 친구의 모습으로 둔갑한 무언가일 것이고, 그 정체는 아마 곰이었을 것이다.

나는 카페로 이동했고, 두 번째의 커피를 마셨다. 꿈의 영향력은 그 순간까지였다.



쇼자인테쉬크톨